첫 걸음마 시기와 도와주는 법
아기가 두 발로 서서 한 걸음 떼는 순간, 부모의 마음은 뭉클함과 동시에 긴장으로 가득해집니다. “이제 걷는구나!”라는 감동 뒤엔 “괜찮을까?”, “넘어지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따라오죠. 첫 걸음마는 단순한 이동 능력을 넘어서 아기의 신체 발달, 감정적 독립, 두뇌 자극까지 모두 연결된 중요한 시기입니다. 아이가 언제쯤 걷는지, 걷기까지 어떤 단계를 거치는지, 부모가 무엇을 도와줘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이 글에서는 첫 걸음마가 시작되는 평균 시기와 준비 과정, 그리고 실제로 걷기 연습을 도와주는 실용적인 방법들까지 단계별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걷는다고 모두 같은 걸음이 아니고, 안 걷는다고 느린 것도 아닙니다. 아이의 속도에 맞춘 따뜻한 동행, 지금부터 함께 준비해보세요.
언제
보통 아이들은 생후 12개월 전후로 첫 걸음을 시도하기 시작합니다. 빠른 아기는 10개월 무렵부터 두 발로 서려 하고, 늦은 아기는 15개월이 넘어서야 걷기 시작하기도 하죠. 이처럼 걷기 시작하는 시기는 아이마다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는 “옆집 아이는 벌써 뛰던데”라는 식의 비교보다, 내 아이의 개별 발달 속도를 인정해주는 것이 먼저입니다.걸음마 이전에는 아이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기기 → 가구에 붙잡고 서기 → 가구를 잡고 옆으로 걷기(크루징) → 두 손 들고 서기 → 한 손 잡고 걷기 → 혼자 걷기. 이러한 단계적 발달 과정은 아이의 하체 근육, 균형감각, 체중 지탱 능력이 얼마나 준비되었는지를 보여줍니다.만약 아이가 만 18개월이 넘어도 걷지 못하거나, 걷는 모습에 이상이 느껴질 경우에는 소아과나 재활의학과 진료를 권장합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이는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걷기 시작하므로,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언제 걷느냐’보다 ‘어떻게 준비되었냐’가 더 중요합니다.
어떻게
첫 걸음마를 시도하기 전 아이에게는 물리적 환경, 신체 준비, 정서적 지지 세 가지가 필요합니다.먼저 안전한 환경 조성이 중요합니다. 딱딱한 바닥, 미끄러운 러그, 각진 가구 모서리 등은 아이가 걷기를 시도할 때 넘어지거나 다칠 위험이 있는 요소입니다. 바닥에는 푹신한 매트를 깔아주고, 가구 모서리에는 보호 패드를 부착해 주세요. 아이가 넘어져도 상처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미리 대비해두는 것이 필요합니다.다음으로는 신체 발달을 위한 놀이를 자주 해보는 것이 좋아요. 예를 들어, 아이가 두 발로 서서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도와주는 놀이, 잡고 서 있는 상태에서 장난감을 보여주고 자연스럽게 옆으로 이동하게 하는 활동이 도움이 됩니다. 의도적으로 걷기를 시키는 것보다는, 아이가 흥미를 가지고 스스로 움직이고 싶어 하는 마음을 끌어내는 것이 포인트입니다.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건 심리적인 격려와 기다림입니다. 걷기를 시도하려는 아이에게 부모가 보이는 표정, 반응 하나하나가 아이의 자신감에 큰 영향을 줍니다. “아직도 안 걷네?”보다는 “이제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아!”, “시도하는 모습이 멋져!” 같은 긍정적인 피드백이 아이에게 큰 응원이 됩니다.첫 걸음마는 단순히 발을 떼는 게 아니라, 자기 세계로 한 걸음 나아가는 첫 도전입니다. 부모가 그 도전을 지켜봐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힘이 되어 줄 수 있습니다.
무엇을 도와줘야 할까
아이가 스스로 걷기 위해선 그만큼 연습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연습은 자연스러워야 하고, 아이의 속도에 맞아야 하며, 안전해야 합니다.첫째, 손잡고 걷기. 부모가 양손이나 한 손을 잡고 천천히 걸어주는 연습은 아이에게 균형감각을 익히는 데 도움을 줍니다. 단, 항상 같은 손으로만 걷게 하면 균형 잡는 습관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양손 모두를 번갈아 사용해주세요.둘째, 크루징 유도. 소파나 낮은 테이블에 아이가 서서 잡고 옆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장난감이나 관심 있는 물건을 좌우에 배치해 보세요. 아이 스스로 이동해보는 경험은 걷기 자신감을 키우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셋째, 걸음마 보조기구 활용. 워커보다는 걸음마 보조카(푸시카 형태)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아이가 스스로 밀고 나아가며 걷는 힘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죠. 단, 사용 시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지, 손잡이 높이는 적절한지 꼭 확인하고 짧은 시간만 사용하는 것이 좋아요.넷째, 맨발 걷기. 실내에서는 양말 없이 맨발로 걷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발바닥의 감각을 통해 균형 잡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기 때문이에요. 실외에서는 부드럽고 유연한 밑창의 신발을 선택해 주세요.걷기를 억지로 시키거나 강제로 연습시키는 건 오히려 역효과일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연습은 아이가 스스로 “해보고 싶다”는 의욕을 느끼게 만드는 환경입니다. 첫 걸음마는 단지 이동의 시작이 아닌, 스스로 일어설 수 있다는 자신감의 시작이니까요.